[생생경제] 죄는 정경유착이, 매는 기부가 맞는 현실
[비케이 안 KSoP 부회장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생생인터뷰] 정경유착 사태, 애먼 기부금 끊는 기업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두 번째 생생인터뷰입니다. 기부, 그냥 주는 게 아니고요. 또 줬다가 내가 돌려받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를 내가 주지만 결국 그게 둘이 되고 셋이 되는 나눔의 신비로움이 바로 기부인데요. 제도와 법이 하지 못하는 사회의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해내는 아주 따뜻한 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재단이나 기부와 관련한 사회적 사건, 이번 삼성 이재용 부회장 재판처럼 정경유착, 또 최순실 씨 사건 같은 것들이 터질 때마다 정작 사건과 죄가 아니라 기부 자체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생생경제에서도 여러 차례 이 문제를 지적해왔는데요. 기부의 용처와 성격을 따지는 수사가 진행되니까 아예 기업들이 기부 자체를 줄이거나 안 하고 있다는 소식, 오늘 한 중앙 일간지의 보도로, 금감원 공시자료인데요. 지금 알려지고 있습니다. 기부의 본질과 기부의 취지를 잘 모르고 있다, 이런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모금, 또 기부문화의 전문가시죠. 한국기부문화연구소 비케이 안 소장,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이하 비케이 안)>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난 국정농단 때, 또 어금니아빠 사건 때에도 저희랑 연결해서 이런 문제들 지적해주셨는데, 일종의 이럴 때마다 기부 공포증이 생기는데요. 지금 기업 기부는 좀 달리 봐야 할 것 같아요. 최순실 사태 이후에 기업들이 아예 큰 폭으로 기부를 줄였다. 기존의 기부 중단하고 좀 다르지 않나요?
◆ 비케이 안> 그렇습니다. 공포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우리가 이번 여러 가지 사태를 보면 기업 기부의 어떤 민낯을 들여다본 그런 계기가 됐어요. 사실은 여러 그동안 사건도 있었고 또 이번에 여러 사건들이, 재단에 관련한 사건들이 있기 때문에 이게 굉장히 오래 가네요, 문제가. 사실 보면 풍선효과라는 게 우리 기부 생태계에 있습니다. 대기업의 기부가 줄면 이것이 개인으로 늘어나야 하는데, 요즘 주로 보면 사람들이 자기 기업의 기업 재단을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들이 많이 있어요, 사회의 다른 단체들 비추기 전에. 그런데 문제는 이런 기업 재단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들어가고 중복투자도 되고 윤리적인 문제가 상당히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됐기 때문에. 문제는 요즘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가, 기부문화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이 이슈보다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저는 성장통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사실.
◇ 김우성> 한 번 의미를 더 곁가지로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요. 기업들의 기부라는 것, 좀 의미가 다르지 않습니까? 뭔가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이고 약간 의무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비케이 안> 예. 주로 보면 얼마 전에 삼성 같은 경우, 삼성이 마치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기준이 되는 그런 문제도 있기는 합니다만, 10억 이상을 기부할 때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다. 이런 문화가 다른 일반 기업에도 많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기업과 기부에 관한 이야기가, 이야기하자면 미국 같은 경우는 전체의 3%가 안 됩니다, 이게. 그래서 기업의 기부는 그렇게 포션이 낮기 때문에 취급을 하진 않는데, 제가 다른 데이터를 주로 보니까 특히 우리나라의 해외 브랜드네임 기업들이 있는데 이게 실적이 굉장히 안 좋네요, 보니까. 그래서 이분들이 우리가 여러 가지 다른 큰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상태로 편승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리마인드도 하고 이슈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그냥 넘어가선 안 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사회 전체적으로 기부문화가 안착돼 있는 사회와는 좀 다르겠지만, 기업마저도 이렇게 찬바람이 부는 건 안타까운 일인데. 이번 감소한 폭을 보면 우려스럽다고 하는데, 말씀하셨던 삼성은 여전히 많습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이번 감소폭은요?
◆ 비케이 안> 생각보다는 조금씩 낮을 수는 있습니다만, 이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 삼성 같은 경우도 처음에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지금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다른 SK텔레콤이라든지 SK하이닉스 이런 데들도 상당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대기업보다도, 상위 10개 기업보다도 중간 중소기업들이라든지, 이 기업들이 영향을 많이 미치죠. 이슈들 많이 보니까.
◇ 김우성> 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도, 리딩그룹 기업들은 기부에 대해서 문화도 앞서가면 좋겠다, 이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 비케이 안> 그렇습니다.
◇ 김우성> 사회적인 사건이나 정경유착 사건이 터져서 재단이라든지 기부라는 것 자체를 비난해선 안 되겠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이 몸 사리기처럼 확 기부를 줄이는 걸 보면 ‘이거 남이 봐서 하는 기부였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좀 다르지 않습니까?
◆ 비케이 안> 그렇죠. 우리가 너무 기업의 기부를 도덕이라든지 윤리 문제로 몰고 가는 건 문제는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서양의 예를 들면 기부라는 자체를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의 합작품이라고 보는 거거든요. 물론 이런 문제들은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는 보상이 충분치 않고 양이나 질이나 시기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아무래도 줄어들겠죠. 그래서 어쨌든 우리가 이룩을 해야 할 것은, 물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은 당연하죠. 그러나 그걸 너무 죄악시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그런 방법을 우리가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 김우성> 기업들이 여러 가지 사건에 따라서 타인 혹은 여론을 의식하는 것보다는 기부 자체에 대해서 자신감 있게 오히려 선도해나가는 문화, 이런 얘기가 아쉬운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소장님. 저희가 흔히 기업 기부, 또 개인 기부 이런 차이도 있는데. 지금 대표님께서도 국제적인 모금·기부 이쪽 분야의 자격증을 갖고 활동하시는 분이신데, 해외는 어떻습니까? 기업들이 이런 문화에 있어서 우리나라 기업들과는 다른가요, 행태가?
◆ 비케이 안> 그렇죠. 아까 말씀드린 전체 3%가 안 되기 때문에 기업이 낸다는 것은 전체의 나눔, 어떤 필로소피라고 하는 본질로 안 보고 있고요. 지금 개인에 관한 이슈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충분히 번 것을 가지고 내고, 그걸 가지고 사회가 환원한다고 하는 것이 기부문화의 본질입니다. 우리하고는 다르긴 하죠.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리더, 저는 리더들 급은 어느 정도 되고 서민층도 기부문화가 많이 진작이 됐는데 중간층이, 우리나라 중간층이 문제긴 합니다.
◇ 김우성> 그게 바로 저변일 것 같습니다. 대기업들은 이슈에 따라서 냈다 줄였다, 물론 금액도 큽니다만 아까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든 기업 또 모든 개인들이 조희연의 변화 이런 것들을 받아나가야 할 텐데, 안정적으로 기부문화가 자리 잡지는 못한 것 같아요. 특히 한국 사회가 너무 쉽게 흔들립니다. 이영학 사건도 그렇고요. 왜 이렇게 기부가 불안정하다, 이런 느낌이 들 정도인데 왜 그럴까요?
◆ 비케이 안> 글쎄요. 저는 이걸 우리 학생들한테 우리는 기부문화에 관해서 맷집이 약하다, 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이유는 아무래도 리더십에 문제가 있을 수 있죠. 리더십이 어떤 확고한 기부문화에 대한 철학적 인문학적 배경이 약하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아무래도 밑에 직원들 교육이라든지, 특히 우리 중고등학교서부터 대학생들, 지금 저는 대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중고등학생으론 쉽지가 않으니까 마지막 보루가 대학생들인데 대학생부터 우선 교육을 잘 나눔교육을 시켜서 기부문화가 웬만한 문제에 어떻게 흔들리지 않도록 그렇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결국 한 사람 한 사람 바뀌어가서 그게 전체 사회의 변화로 갈 수 있는 길, 특히 기부는 그런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도 예전에 저희와 인터뷰하면서 ‘기부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이런 인터뷰도 얘기해주셨어요. 지금 사실 사회경제적인 변화가 많고 어려움도 많습니다. 취업난도 앞서 저희가 인터뷰했고요. 또 여러 가지 지금 빚도 많고 어려운 상황인데, 이럴 때일수록 기부의 중요성 한 번 더 강조해야 할 것 같은데, 한 말씀 정리 부탁드립니다.
◆ 비케이 안> 사실 기부는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고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툴들, 특히 재단이라든지 이런 아이디어가 상당히 좋은 게 많이 나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왜 인간이 생존하는가를 보면 결국 기부 때문에 다른 동물과 달리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거든요.
◇ 김우성> 맞습니다. 이타적이어서 살아남죠.
◆ 비케이 안> 그렇죠.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데. 결국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여러 가지 이런 스캔들에 움직이는 것보다는, 사실 나라의 품격은 기부가 많고를 떠나서 말이죠. 이런 어떤 감성적이고 이런 것보다는 이성 쪽에서 지혜롭게 스캔들에 어떻게 반응하고 극복해나가느냐에 따라 품격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이런 좋은 기부가 인류의 발명품인데 이걸 버리지 말고 잘 아직 쓸 만하니까 계속 우리가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김우성> 냉정하게 잘못된 사건, 시시비비는 가리되, 기부와 이타에 따른 여러 가지 재단 이런 인류의 좋은 도구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비케이 안> 맞습니다.
◇ 김우성> 소장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비케이 안> 감사합니다.
◇ 김우성> 한국기부문화연구소 비케이 안 소장이었습니다.
[원본]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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